자유와 온기 그리고 그곳에 모이는 사람들편안한 회복의 만끽, 리커버리커피바 에디터·포토 지우탁 많은 이들에게 파도 모양의 로고, 리커버리커피바는 익숙한 이름이다. 그리고 그만큼이나 어쩌면 그보다 더 익숙할 존재가 여상원 대표다. 카페와 로스터리의 대표이면서 동시에 사진을 찍는 등의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는 그는 SNS상으로만 봐도 확실한 개성이, 매력이 느껴지는 존재다. 그리고 그런 그가 대표로 있는 리커버리커피바 또한 특유의 자유로운 분위기부터 다양한 필터 커피, 독특한 메뉴 등 다채로운 매력으로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공간. 성수동의 수많은 카페 중에서 이들이 리커버리커피바를 찾는 이유는 무엇일까? 리커버리커피바 2호점인 로스터리에서 여상원 대표를 만나 그 이야기를 들어봤다. 리커버리커피바 2호점인 로스터리 사진을 꿈꾸던 고등학생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그가 처음으로 커피를 접한 것은 학원을 다니던 고등학생 시절이었다. 커피메이커로 내린 드립 커피가 그의 첫 커피였다. "사촌 형과 누나가 선생님이었던 학원을 다녔는데, 공부를 시키겠다고 저녁에 커피를 계속 먹이는 거예요. 처음 커피를 마셨을 때는 마시자마자 욕이 나오더라고요. 그런데 먹다 보니까 또 이게 재미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렇게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 혼자 맛있는 커피를 따라 카페를 찾아다니기 시작했죠." 이때까지만 해도 그가 생각하는 미래에 커피가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았다. 사진 전공을 희망한 만큼 관련 학과가 있는 대학으로의 진학을 알아봤는데, 그러던 중 그의 눈에 들어온 것이 커피 바리스타 학과였다. "보자마자 완전 마음이 뒤집히더라고요. 그때까지 한 번도 커피를 직업으로, 공부를 해야겠다고 생각한 적이 없었는데 커피를 하고 싶다고 마음으로 크게 흔들렸어요. 그날로 바로 원서를 쓰고 대학에 들어가 커피를 전공했죠." 회복과 성장의 이름사실 리커버리커피바는 그의 두 번째 브랜드다. 첫 번째 공간은 저스트커피로스터스라는 이름으로 오픈해 운영을 했었는데, 시간이 지난 후 호주로 워킹홀리데이를 떠나기로 결심했다. 카페를 정리하고 떠난 호주에서 지내는 시간의 대부분을 바리스타로 일하며 경험을 쌓았지만, 여지없이 찾아온 코로나의 영향을 피하지 못했다. 셧다운이 되는 등 암담한 상황은 그가 한국으로 돌아오지 못할 뻔했을 정도로 좋지 않았다고. 돌아온 이후, 심적으로 무척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던 그에게 '다시 한국에서 그의 가게를 오픈해보면 어떻겠냐'라는 권유와 함께 손을 내밀어 준 존재가 바로 그의 부모님이었다. 그렇게 탄생한 그의 두 번째 브랜드가 바로 리커버리커피바다. 파도 모양의 로고와 리커버리라는 이름에는 여상원 대표 본인이 겪고 느낀, 생각한 바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스스로도 지금의 상황을 극복해보자라는 의미를 담았어요. 나도 좀 회복을, 리커버리를 해야겠다는 생각에서 정한 이름이고요. 로고를 파도로 정한 것은 우리가 파도를 인생의 어려움이라고 비유를 하곤 하잖아요. 파도를 맞았다고도 표현하는데, 오히려 파도가 거세게 친 뒤에 물이 더 깨끗해지는 등 자연이 회복하는 것처럼 우리도 어려움을 맞고 나면 그 어려움을 통해서 더 성장하고 회복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어요." 인과가 분명한, 경험적인 서사에서 탄생한 브랜드는 그 자체로 자연스러운 매력을 지닌다. 경험에서 기반한 브랜딩은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원천이 되고, 스토리가 된다. 물론 그 브랜딩을 공간을 구성하는 요소에 담아내고 유지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그렇기에 지금까지 리커버리커피바가 많은 이들이 찾는 공간이 된 까닭에는 여대표의 자유로운 성격이 한몫을 하지 않았을까? 이색적인 뉘앙스였던 커피 편안한, 즐거운, 어려움을 잊을 수 있는여상원 대표가 전하고 싶었던 것은 편안한 커피였다. 더 정확하게는 사람들이 편안하게 오고, 또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순간을 만들고 싶었다. 아메리카노 가격이 처음으로 가게를 열었던 6년 전과 동일한 4천 원을 유지하고 있는 것 또한 이러한 이유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필터 커피의 경우에는 좋은 퀄리티의 커피들도 소개하고 싶은 마음에 어쩔 수 없이 비싸지기도 하는데, 손님들이 편안하게 와서 편안하게 즐길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의자도 소파 하나 빼고는 의도적으로 딱딱한 편으로 구성했어요. 공간에 머무는 동안 그만큼 오히려 마음이 편하고 즐거운 공간이 되길 바랐죠. 비전이라까지 할 수 있을지 모르겠는데, 왔다 가는 사람들에게 좋은 기억으로 남았으면, 각자가 나름대로의 회복을 하는 순간이 될 수 있으면 좋겠어요." 커피를 즐기는 시간 동안만큼은 걱정이나 근심, 어려움 같은 부정적인 생각들을 잊었으면 좋겠다는 그는 실제로 공간을 찾는 손님들과 잘 노는 것으로 유명하다. 커피를 내리며 손님들에게 말도 많이 거는 것은 기본이고, 손님들끼리의 대화를 자연스럽게 유도하기도 한다. 예상치 못한 이벤트에 당황할 수도 있지만, 뜻밖의 인연과의 커피 한 잔을 앞에 두고 나누는 대화는 때론 가장 즐거운 경험이 되기도 한다. 특히 마음에 어떤 복잡함이나 고민을 가지고 있던 이들이라면 더욱. 어떻게 보면 리커버리커피바라는 공간부터 커피까지도 결국 그가 이야기하는 회복을, 편안한 순간을 위한 수단인 셈이다. 자신의 스타일을 담은 브랜드여상원 대표는 앞서 언급한 것처럼 개성적인 인물이다. 오토바이를 타고 나타나 추출 세팅을 해주기도 하는 한편, SNS상으로 보면 수준급의 사진이 종종 피드에 올라오거나 함께 일하고 있는 바리스타들의 인터뷰를 올리기도 한다. 또 카페와 관련 있지 않은 분야의 활동들 또한 여럿 해오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커피에 몸을 담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자유로운' 사람이라는 느낌이 짙다. "좀 자유롭게 해도 사람들이 잘 받아들여주는 것 같아요. 첫 번째 가게도 성신여대 골목에 있었는데, 우유 박스를 테이블로 쓰는 등 좀 틀에 얽매이지 않게 그냥 자유로운 분위기였거든요. 손님들이 저한테 사장님은 성수동 가야 한다는 말을 많이 듣기도 했고요. 요즘은 이런 개성이나 취향을 공간에 담은 곳이 많죠." 리커버리커피바 1호점 그는 처음부터 그냥 있는 그대로 자신의 스타일을 숨기지 않았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많은 이들이 그의 그런 스타일이나 분위기에 이끌렸다. 오토바이를 타다 보니 함께 오토바이를 타는 친구들이 놀러 오고, 사진을 찍다 보니까 모델 친구들이나 배우, 지망생 친구들이 모이는 공간이 되기도 했다. 실제로 다양한 활동을 통해 만난 지인들이 공간에 놀러 와서 서로 친해지는 경우도 많다고. "로스터리는 바가 있다 보니까 마주 앉아서 한 마디 하고 또 테이블 자리에 앉아서 한마디 하다가 서로 말을 섞게 되면서 친해지는 일이 잦아요. 지난주에도 손님으로 만났다가 친해진 친구가 찾아왔는데, 거래처 사장님이 따로 와서 함께 이야기를 하다가 그날 저녁을 같이 먹고, 다음 주에도 같이 밥을 먹기로 약속을 잡았어요. 이런 식으로 손님들끼리도 다 편안한 관계가 되는 것 같아요." 매력적인 메뉴들이나 필터커피, 특유의 분위기 등 많은 이들이 리커버리커피바를 찾는 여러 이유들이 있지만, 결국 그 중심에는 여대표가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드러낸 그를 보고 그와 닮은, 비슷한 스타일의 사람들이 모이게 된 것은 아닐까? 그렇게 모인 이들로 인해 공간과 브랜드의 성격, 개성은 다채롭지만 더 선명해질 것이다. 리커버리커피바(Recovery coffee bar)1호점 | 서울 성동구 왕십리로 16가길 10 1층2호점 | 서울 성동구 광나루로 11길 52-1@recovery_coffee_bar ... 전문을 포함한 더 많은 콘텐츠를 커피앤티 1월호에서 만날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