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n chaud봄, 여름, 가을 그리고 뱅쇼 지우탁 에디터 '따뜻한 와인'을 의미하는 뱅쇼는 그 이름처럼 와인에 여러 과일과 계피, 팔각, 정향 등 여러 향신료를 넣고 끓여서 만든 음료를 뜻한다. 제조방식 때문에 완성된 음료는 거의 무알콜에 가깝고, 유럽을 중심으로 보통 추운 겨울에 마시지만 여름에 시원하게 즐기기도 한다. 이번 호에서는 뱅쇼를 즐길 수 있는 공간 6곳을 소개한다. 본격적인 추위가 찾아올 12월, 흘러나오는 캐럴을 들으며 따뜻한 뱅쇼 한 모금을 들이켜면 마냥 춥기만 한 겨울은 아닐 것이다. ARC COFFEE (아크커피) 2018년에 오픈한 arc coffee의 arc에는 곡선이 모여 원을 이룬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실제로 감각적인 공간은 어느 한 곳 하나 어색한 부분없이 섬세하게 구성했다는 인상을 받을 수 있는 곳. 산으로 둘러싸인 전경을 계절의 변화에 따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것 또한 이곳의 특별한 매력 중 하나다. arc coffee의 화이트 뱅쇼는 11월부터 봄이 오기 전까지 만나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다양한 과일을 넣고 끓여 맛을 내는 뱅쇼의 특성상 자칫 과일 껍질(레몬, 오렌지, 자몽 등)에서 오는 쓴맛도 나오기 마련인데, arc 뱅쇼는 그 부분을 보안하기 위해 과일을 착즙하여 끓이고 직접 만든 과일청으로 단맛을 낸다. 깔끔한 단맛에 부드러움까지 느낄 수 있는 이유다.찬바람이 불어오면 그해 뱅쇼의 시작을 묻는 이들이 늘어나기 시작한다. arc의 감각적인 공간에서 겨울을 담은 뱅쇼를 마시는 순간, 그들의 겨울도 비로소 시작된 셈이다. @arccoffee__세종 장군면 월현윗길 38-15 IT TABLE (잇테이블) 잇테이블은 10년 동안 역삼동을 지키고 있는 카페다. 빈티지한 외관과 분위기의 공간으로, 복잡한 도시 한가운데에서 잠깐의 휴식을 즐길 수 있는 곳. 잇테이블에서는 날씨가 쌀쌀해지는 가을부터 뱅쇼를 만나볼 수 있다. 매장에서 직접 끓이는 만큼 진한 맛을 느낄 수 있다. 뱅쇼를 접한 손님들의 반응도 무척 긍정적인 편. 아늑하고 차분한 분위기 또한 뱅쇼를 즐기는 데에는 더할 나위 없는 무드라고 할 수 있다. @it_table서울 강남구 역삼로14길 8 ORT COFFEE (올트커피) 작년 11월 25일 화요일에 오픈한 올트커피는 '편안함'을 표현한 공간이다. 누가 와도 편안하고 좋은 경험을 갖고 돌아가길 바란 마음으로 탄생했다. 이를 증명하듯 의자와 테이블도 디자인보다는 편안함에 초점을 맞춘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모든 자리에 콘센트를 배치해 놓은 것도 이러한 이유. 대표가 직접 인테리어 한 공간을 방문하면 필름 사진을 좋아하는 대표가 직접 찍은 사진으로 만든 엽서를 선물 받을 수 있다. 1년에 2번 정도는 재즈, 클래식 공연이 열리기도 한다. 9월부터 4월까지 만날 수 있는 올트커피의 뱅쇼는 사실 겨울뿐만 아니라 따뜻한 계절인 봄과 여름에도 많은 이들이 찾는 인기 메뉴다. 뱅쇼 에이드의 재료인 뱅쇼 베이스를 언제나 준비해두기 때문인데, 그런 의미에서는 상시 판매 중이라고 할 수 있다.일반 뱅쇼의 레시피에 비해 와인과 설탕의 비율을 맞춰 더 오래 끓이는데, 이는 진한 뱅쇼의 맛과 향이 비결이다. 베이스에 시나몬 스틱, 설탕에 절인 오렌지, 레몬, 사과를 넣어 뱅쇼로 제공하는데, 베이스에 다른 재료 대신 탄산수를 넣으면 뱅쇼 에이드로도 즐길 수 있다. @ort_coffee / @ort_film경기 동두천시 강변로430번길 10 1층 LAZYCOZY (레이지코지) 레이지코지 수제 뱅쇼는 11월에서 이듬해 3월 정도까지 만나볼 수 있다. 아침에 일어났을 때 으슬으슬하다는 느낌이 든다면, 레이지코지에서는 난로 위에서 뱅쇼가 끓고 있는 모습과 그 향을 마주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뱅쇼를 끓이는 날이면 공간 속에 가득 해지는 시나몬의 향 때문인지 카푸치노를 주문하는 이들이 많아진다고. 특히 와인을 넣고 직접 끓인 뱅쇼를 판매하는 카페는 근처에서 유일한데, 뱅쇼를 레이지코지를 통해 입문하고 계속해서 찾는 손님들이 있을 정도. 밍밍한 시럽으로 흉내를 낸 뱅쇼와는 다른, 레드와인과 과일즙이 짙게 벤 찐 어른의 음료 같은 리얼 뱅쇼를 마셔본다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뱅쇼를 모르는 이들에게는 프랑스식 쌍화탕, 전주의 모주(막걸리+한약재) 정도로 쉽게 풀어 설명하기도 한다. 그만큼 건강한 음료의 느낌을 주고자 당도도 많이 줄였는데, 달콤한 맛을 원한다면 요청해보자. 꿀을 탄 뱅쇼로 조금 더 달달한 시간을 보낼 수 있을 테니. @cafe_lazycozy서울 동대문구 한천로 121-5 1층 COFFEEBAR CELONA (커피바ㄹ셀로나) 커피바ㄹ셀로나는 지난 4월 수원 만석공원 인근에 자리 잡은 공간이다. '바ㄹ'라는 표현은 오타가 아닌 의도된 표현. 낮술밤커를 지향하는 곳으로 스페셜티커피부터 내추럴 와인, 시즌 디저트를 접할 수 있다. 이곳에서 만날 수 있는 뱅쇼의 이름은 방쇼 드 만베르니.(만베르니는 만석공원을 부르는 대표만의 애칭) 날이 추워지는 겨울에만 즐길 수 있는 메뉴로, 와인이 끓기 시작하면 표면에 불을 붙여 알코올을 날리는 플람베 작업을 반드시 해주고 1시간을 추가로 끓여 만든다. 추운 겨울날 런던 캠든 마켓에서 먹었던 인상적인 뱅쇼의 맛을 재현하고자 했다. 덕분에 비교적 달지 않고 와인의 풍미가 진하게 느껴지는 찌인득하고 스파이시한 스타일의 뱅쇼를 만나볼 수 있다. 실제 고객들의 반응 또한 진하고 깊은 맛과 풍미에 감탄이 이어지고 있는 중. 추운 겨울, 찐한 뱅쇼가 생각나면 만베르니에 있는 커피바ㄹ셀로나를 찾아보자. 뱅쇼로 뜨거운 온기는 물론 낭만까지도 가득 충전할 수 있을 것이다. @___celona경기 수원시 장안구 정조로1110번길 18-20 1층 235COFFEE 235COFFEE는 2020년 6월 오픈한 공간이다. 연무동이라는 세월이 살아있는 후미진 곳에서 20년간 살며 주변에 따뜻한 공간의 카페가 없어 아쉬움을 느낀 적이 많았던 대표가 그러한 공간을 직접 만들어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에서 탄생했다. 누구나 맘 편하게 앉아있다 갈 수 있는 공간을 생각하며 대표가 직접 꾸민 곳으로 반짝하고 사라지는 공간이 아닌, 오랫동안 사람들이 편하게 들를 수 있는 공간을 추구한다. 11월부터 날이 따뜻해지기 전까지 즐길 수 있으며, 종종 뱅쇼라 하면 와인과 향신료를 끓여 겨울철 면역력을 위한 보약처럼 쓴맛을 떠올리기도 하는데, 235COFFEE의 뱅쇼는 좀 더 마시기 편하고 달큰한 맛이다. @235.coffee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연무로13번길 85 👉매거진 더 자세히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