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UE ‘개살구’의 비명 지영구 커피앤티 편집국장 코로나 와중에도 시장 커지고 카페는 더 많아져피말리는 가격경쟁 불가피, 각종 규제 되레 강화선택과 집중, 정리와 정돈, 분명한 포지셔닝 필요 시장확대에 따른 대중화와 일상화가 꼭 대다수 작은 카페의 성공조건과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약육강식과 승자독식이라는 논리가 작동하기 때문이다. 특히 상대적으로 자본력이 약하고 마케팅력이 미흡한 개인카페의 경우에는 출발단계에서부터 이미 공정한 경쟁의 대상에서 제외되었을 공산이 크다. 자본집중화가 더욱 심해진 팬데믹 상황 하에서는 더욱 그렇다.'10만카페시대'는 2020년부터 예고된 사안이었다. 숍인숍까지 포함하면 이미 2021년 말에 10만개를 넘었다는 야기가 설득력 있게 들린다. 문제의 본질은 과포화로 인한 경쟁력 하락에 있다. 부익부 빈익빈 현상도 심해졌다. 그 바람에 절반 가까운 카페가 고사위기로 내몰리고 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소규모 골목카페는 타격이 더 심하다.여기에 안팎으로 우울한 경제전망이 더해지면서 불안감을 가중시키고 있다. 고금리와 고물가, 고환율이 겹치면서 거대 토네이도가 되어 가뜩이나 열악한 상태에서 발버둥치고 있는 난민촌을 휩쓸며 지나는 형국이다. 시장은 커졌다는데, 기회보다 위기요인이 더 빠르게 다가오는 느낌이다. 펜데믹으로 인한 비대면 경제의 빠른 확산과 보편화는 카페의 고사위기를 더욱 심화시키는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더 큰 문제는 사회도 사람도, 카페와 손님들까지 늙어간다는 사실이다. 선택과 집중, 정리와 정돈, 분명하고 선명한 포지셔닝이 필요한 시점이다. 경제전망지금도 힘든데 더 힘들어질 거라고?소상공인 절반 이상 ‘경영환경 작년보다 악화’ 예상금리·물가·환율 삼중고에 역대 최저 1%대 성장 전망 올해 우리나라 경제전망이 어둡다. 특히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중소기업 등 최일선의 경제주체들이 암울한 전망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국내 거시경제의 축인 한국은행과 기획재정부에서도 경기침체 국면을 예고하고 있다.지난해 말, 중소기업중앙회가 도·소매업, 숙박·음식점업, 예술·스포츠·여가 관련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소상공인 300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3년 소상공인 경영환경 전망 및 경영애로 실태조사’에 따르면, 올해 경영환경이 작년보다 악화될 것이라고 응답한 소상공인은 56%에 달했고, 개선될 것이라고 본 소상공인은 10.3%에 불과했다. 또 올해 경기를 부정적으로 전망한 소상공인의 52.4%는 그 이유에 대해 ‘고물가에 따른 원가상승과 수익감소’를 꼽았으며, 38.7%는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대출 상환 부담 증가’라고 봤다. 올해 가장 우선시되어야 할 소상공인 지원대책을 묻는 질문에는 ‘경영비용과 대출 상환 부담 완화’가 52.7%로 가장 많았으며, ‘소기업·소상공인 대상 사회안전망 확충’이 28.3%로 그 뒤를 이었다. 기업들의 체감경기와 전망도 비슷하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기업경기실사지수에 따르면, 1월 BSI 전망치는 88.5에 불과했다. BSI(business survey index)는 경기동향에 대한 기업가들의 판단·예측·계획의 변화추이를 관찰하여 지수화한 지표로 기준점이 100이다. 이보다 결과치가 높으면 긍정적이고, 낮으면 부정적임을 나타낸다.업종별 BSI의 경우 제조업(86.9)과 비제조업(90.3) 모두 지난해 6월부터 8개월 연속 기준선을 밑도는 등 동반부진 상태인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반도체가 포함된 전자통신 부문의 수치는 77.8로 2020년 10월(71.4) 이후 27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이런 지표는 결국 세계 경제 둔화가 본격화되고 수출 수요가 감소하면서 국내의 내수경기 역시 얼어붙는 복합적 위기상황에 직면하게 될 것임을 예고한다. 세 부담 완화를 통한 자금시장 안정으로 기업의 유동성 압박을 낮추고, 불필요한 규제를 개선해 민간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어야 한다는 것이다. 실태와 현안커지고 많아졌는데, 왜 더 힘들지?지난해 커피수입액 10억달러 첫 돌파커피전문점 꾸준히 증가, 10만개 육박 국내 카페가 10만 개에 근접했다. 지난해 커피 수입액 역시 10억달러를 처음 돌파함으로써 국내커피시장이 ‘텐텐시대’에 접어들었다.지난달 9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식품산업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커피·음료점 수는 전년보다 17.4% 증가해 총 9만9000개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행정안전부 지방행정인허가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것으로, 2018년 말에 비해 5만여개(102.1%)나 늘어난 수치다. 불과 4년 만에 카페가 두 배로 늘어난 것이다. 커피·음료점은 2018년 4만9000개에서 2019년 5만9000개로, 2020년 7만개, 2021년 8만4000개로 늘었다.2018년만 해도 커피·음료점은 치킨집 6만1000개보다 적었다. 하지만, 2021년에는 8만4000개로 치킨집 7만6000개를 앞질렀고, 지난해에는 치킨집 8만1000개보다 1만8000개나 더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그에 따라 전체 외식업종 중에서 커피·음료점은 한식음식점 36만2000개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3위는 치킨집(8만1000개)이었고, 주점(4만7000개), 분식점(4만2000개), 서양음식점(3만9000개), 중국음식점(2만6000개), 일식음식점(2만개), 패스트푸드점(1만3000개)이 뒤를 이었다. 과당경쟁 내몰려, ‘빛 좋은 개살구’ 될라카페의 급증은 과당경쟁으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대도시 근교에 대규모 테마 전원카페들이 속속 들어서고, 복잡한 도심보다 한가롭고 여유로운 공간을 찾는 ‘탈코로나족’이 크게 증가하면서 도심의 로드카페와 전통카페들이 철퇴를 맞았다. 하지만 기업채용이 줄고 은퇴자가 늘면서 코로나 와중에도 카페 창업열기는 이어졌다.그 결과로 나타난 현상이 ‘초저가전쟁’이다. 아메리카노 한 잔을 1500원에서 900원까지 낮춰 파는 프랜차이즈가 등장하면서 더욱 촉발된 저가경쟁이 ‘전쟁’으로 비화되는 양상이라는 것이다. 여기에는 1300원대의 편의점커피, 2000~3000원대인 즉석음료(RTD)도 한몫 단단히 하고 있다. 그렇다면 대안은 뭘까?전문가들은 ‘구독경제’에 주목하라고 조언한다. 만일 로스터리카페라면, 커피 로스팅에 관한한 자타가 공인하는 전문가라면 더욱 금상첨화다. 가정용 커피원두 제품화와 배달경제를 통해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다. 다양한 상품군 구비를 통해 대체수익을 찰출하라는 얘기다.특히 비대면경제, 간편가정식과 배달음식이 대세인 시대에는 거기에 맞는 아이템을 찾아나서야 한다. 4차산업혁명이 가속화되면서 최근에는 무인카페와 배달커피가 성행하는 상황이다. 온오프라인을 통한 정보에 민감한 MZ세대들은 찾아가기보다 집에서 배달받아 즐기기, 내 입맛대로 간단하게 만들기 가 더 익숙하고 자연스럽다. 감성소비와 가치소비에 집중한다.이들은 맛과 향에 민감하다. 가성비를 따지고, 개성적이고 창의적인 감성에 열광한다.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가정에서 원두커피를 배달 받아 다양한 방식으로 직접 갈고 내려서 즐기는 홈카페족이 급증하고 있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된다. 대한민국은 '커피에 미친 나라'다. 성인 1명이 1년동안 평균 353잔의 커피를 마신다. 세계 평균인 132잔보다 2.7배가량 많다. 매년 수만 명이 커피를 배우고, 바리스타 자격증을 따고, 큐그레이더에 도전하고, 각종 대회에 출전한다. 그 중 절반은 작든 크든 내 카페에 대한 열망을 품고 있고, 이들의 절반은 결국 실제 창업에 나선다.이런 ‘미친 열정’에 힙입어 국내 커피시장은 질량 양면으로 빠르게 성장해 왔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분석한 ‘커피전문점 현황 및 시장여건 분석’에 따르면 국내 카페시장 규모는 지난 2016년 5조9000억원에서 올해에는 8조6000억원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커피·음료점 숫자 역시 2018년 4만9000여개에서 지난해 9만9000여개로 2배 넘게 늘었다.커피 소비량이 늘고, 관련 시장규모가 커지면서 커피를 직접 볶아서 파는 로스터리카페들 간의 경쟁도 심해졌다. 그에 따라 최근에는 '커피 정기구독 서비스'가 빠르게 확산되는 추세다. 정기구독 서비스는 홀빈 상태의 볶은 커피(커피원두)를 정기적으로 배송해주는 배달경제 시스템이다. 매장에서 만들어 파는 잔커피(원두커피)에 비해 비교적 간결한데다 비대면 바람을 타고 꾸준히 고정 구독자를 늘려갈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을 끈다. 국내에서 가장 먼저 원두커피 정기구독 프로그램을 구체화하고 실행한 업체는 가비양이다. 이 회사의 양동기 대표는 이미 10여년 전부터 정기구독 프로그램을 가동해 왔다. 양 대표는 “매장에서 파는 잔커피 매출이 회사운영의 토대라면 정기구독 프로그램은 가능성을 향한 미래비전”이라고 단언한다. “이 두 가지의 유기적인 조합을 통해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만들 수 있다는 게 로스터리카페의 강점”이라는 것이다. 본격적인 정기구독 서비스를 위해서는 전제되어야 할 3대 조건이 있다. 일관된 맛과 향의 최고급커피를 제공함으로써 감탄을 자아낼 것, 온오프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꾸준히 만나고 소통하고 예우할 것, 가끔은 새롭고 특별한 서비스를 통해 감사와 고마움을 표시할 것 등이 그것이다. 가비양에서는 이를 위해 커피생두 직거래 라인업과 함께 직배송 시스템을 확충하는 한편, 브라질과 콜롬비아, 코스타리카 등에서 직수입한 스페셜티 커피와 COE 커피를 바로 볶아서 월 2회 배달해주고 있다. 동시에 정기적인 세미나와 공연 프로그램, 온라인 커뮤니티와 정기간행물(저널) 발행 등을 통해 정기구독자들과 직접 소통하고 교감한다. 특별한 커피를 탐구하고, 가비양만의 독특한 블렌드커피 개발과 샘플서비스를 통해 구독자들의 입맛을 자극하고 감동을 선사하는 이벤트도 잊지 않는다. 팬데믹 상황에서 커피 정기구독을 메인 아이템으로 들고 나오는 업체들도 늘고 있다, 주로 스타트업 방식으로 움직이고 있는 이들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능숙하고 MZ세대의 니즈를 잘 이해하고 있는 젊은 CEO들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끈다. ...(중략)... 커피앤티 2월호(NO.253)에서 더 다양한 콘텐츠를 만나보세요. 카페 트렌드 매거진 커피앤티를 매월 받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