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한 목적과 의도스페셜티커피문화의 본질을 전하는 '전달자'Clean, Clear, Essence. 아이덴티티커피랩 에디터·포토 지우탁 국내에서 스페셜티커피라고 하면 빠지지 않고 등장 브랜드들이 있는데, 최근 그 이름이 자주 들리는 곳이 바로 아이덴티티커피랩이다. 2018년 첫 오픈 이후, 스페셜티커피를 즐기는 이들 사이에서 빠르게 입소문을 타며 말 그대로 ‘찾아가야 하는 곳'으로 자리를 잡은 지 오래다. 특히 아이덴티티커피랩의 대표인 윤원균 로스터의 실력은 이미 모르는 사람이 더 적을 정도. 그런 아이덴티티커피랩이 이번에 새롭게 이전을 하며 이번에는 '찾아가야 하는 곳'이 아닌, '먼저 다가오는 곳'으로 우리를 찾아왔다. 새로운 아이덴티티커피랩 간판이 걸린 곳은 서교동. 이전과는 또 다른 인테리어와 분위기의 공간으로 등장했지만 이름처럼 그들만의 '아이덴티티'는 여전하다는, 오히려 더 선명해졌다는 후기가 벌써부터 속속 들려오고 있다. 새롭게 탄생한 아이덴티티커피랩에서 염선영 바리스타를 만나 그간의 이야기와 새로운 소식들을 전해 들어봤다. 2018년에 처음으로 오픈한 아이덴티티커피랩은 올해로 5년 차 브랜드다. 첫 매장은 카페의 역할만 하는 공간으로 시작했지만 3년 전부터는 납품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처음에는 가정용에 가까운 작은 로스터기로만 시작했어요. 1년 정도 운영을 하다가 망원동으로 옮겼는데, 그때 로스터리 카페 브랜드로 더 방향성을 확실하게 잡았죠. 그 이후로 거래처가 많이 유입이 됐고, 그에 따라 운영도 점차 본격적으로 하면서 제조에 더 집중을 하게 됐어요.” 아이덴티티커피랩은 현재 서교동에 위치한 카페 공간과 일산에 자리를 잡은 로스팅 공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팀원도 매장을 전담하는 팀과 공장에서 생산에 주력하는 팀이 따로 있어 각자의 위치에서 맡은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나를 표현하기 위한 수단, 아이덴티티이들이 본래 직장 동료로 서로를 처음 만났다. 근무를 하던 도중 각자의 사유로 퇴사를 하게 됐는데, 당시 생두사업팀에서 근무를 했던 윤원균 로스터의 권유로 함께 커피를 하게 됐다. “둘 다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수단이 필요했던 것 같아요. 그 선택이 바로 카페였던 거죠. 윤원균 대표는 자신의 커피를 표현할 공간이 필요했고 저 또한 제가 당시 생각하던 것들을 보여줄 공간이 필요했는데 거기에 가장 적합한 것이 카페였어요.” 브랜드의 이름인 아이덴티티 또한 '우리의 아이덴티티를 만들어 나가 보자'라는 생각이 모든 것의 시작이었기 때문에 그대로 사용했다. 어떤 조직 안에서가 아니라 우리만의 공간과 브랜드에서 각자의 아이덴티티를 찾고 표현해 보자라는 생각이었다. 그리고 이런 생각은 점차 커피에도 스며들었다. lean, Clear, Essence"다양한 매장에서 동일한 종류의 커피를 취급하고 있더라도, 그 커피를 아이덴티티커피랩에서 마셨을 때는 누가 마시더라도 ‘이건 아이덴티티 커피네’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확고한 스타일이 완성될 수 있는 커피를 만들려고 했어요. 커피와 함께 저희가 표현하고자 하는 바를 분명하게 전달하고자 한 거죠. 커피 자체에 대해서도 커피를 마시면서 커피에 대한 설명을 읽었을 때, 그 아이덴티티가 공감이 될 수 있는 방향을 추구하고 있어요." 제조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면서 슬로건으로 Clean, Clear, Essence라는 세 가지 목표를 정하고 브랜드의 방향성을 잡았다. 단순히 브랜드뿐만 아니라 커피 또한 이러한 방향에 맞춰 선보이고 있다. Clean은 맛적인 부분에서는 물론, 맛에 민감하지 않은 이들이라도 깨끗하다는 인상을 받을 수 있을 정도의 커피를 추구함을 의미한다. 여기에 커피를 사람들에게 전달하는 과정에 있어서도 투명함을 잃지 않겠다는 의지도 담고 있다. 명확함을 의미하는 Clear는 직관적인 뉘앙스의 명확함 보다는 목적과 의도를 분명히 한다는 뜻에 가깝다. 생두를 선택할 때나, 로스팅 프로파일을 설계할 때, 혹은 추출에 임할 때 등 어떤 경우에서도 목적과 의도를 분명히 함으로써 소비자들이 이에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것을 지향한다. 마지막 Essence는 의미부터가 본질을 가리키는 단어이면서 브랜드의 이름인 아이덴티티와 일맥상통한다. 이 모든 것을 종합해 보면, 자신들의 정체성이 고스란히 표현되도록 분명한 의도와 목적으로 만든 커피를 경험할 수 있는 곳이 아이덴티티커피랩이다. "또 아이덴티티커피랩의 모든 구성원들이 스페셜티커피를 무척 좋아해요. 그런 스페셜티커피의 가치가 온전하게 전달이 될 수 있도록, 또 계속 즐겁게 스페셜티커피를 전하고 이어가기 위해서는 지속가능한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하고요." 이를 실천할 수 있도록 지금의 위치에서 할 수 있는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단순하게 맛있는 커피를 소개하고 전달하는 것에서 나아가 매해 옥션에도 참가하고 랏을 구매하기도 한다. 이는 희소하고 특별한 맛의 커피를 구매하기 위해서라기보다는 이러한 옥션도 스페셜티커피 문화 중 하나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를 애정하는 입장에서 다양한 스페셜티커피 문화의 가치를 소비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를 통해 스페셜티커피 문화를 지속하는데 도움이 되는 방향을 추구한다. 인터뷰를 하면서 마신 커피는 '코스타리카 하시엔다 코페이 이타다키 게이샤 블랙 허니'였다. 아이덴티티커피랩의 하이엔드 커피 라인업이라고 할 수 있는 브릴리언트(Brilliant) 라인 커피였다. "하이엔드 커피라고 하면 보통 뭔가 고가의 커피라고 생각하곤 하는데, 그런 요소들만으로 하이엔드라는 타이틀을 붙인 것은 아니에요.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저희가 추구하는 커피는 아이덴티티가 분명한 커피였기 때문에 커피를 선택할 때도 농장의 스토리가 분명한, 자신들만의 신념이나 가치가 분명해서 소개하고 싶어질 정도인 농장들의 커피를 하이엔드 타이틀로 소개하고 있어요." 최선의 선택과 투자의 결과첫 시작을 포함해 아이덴티티커피랩은 이번에 새롭게 이전을 함으로써 다섯 번째 오픈을 하게 됐다. 이들이 처음부터 카페 브랜드를 만들어야겠다는 구체적인 계획을 가지고 움직인 것은 아니었다. 카페를 오픈한 이유가 앞서 언급했던 자신을 표현할 수단을 마련하기 위함도 있었지만, 일종의 돌파구 역할이 필요했었다고. 당시의 상황과 조건에 맞춰 그때 그때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과 투자를 거듭해 온 것이다. 다양한 조건을 고려하여 최적의 환경으로 이전을 하면, 점차 브랜드가 성장하면서 더 넓은 공간 혹은 한적한 위치 등이 필요해졌고, 그러면 다시 조건에 맞는 공간을 찾아 이전을 반복한 것이다. "거래처는 점점 늘어나는데 로스터기가 그 주문량을 감당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던가 하는 식으로 좋게 보면 감사한 일들로 인해서 어쩔 수 없이 이전을 결정한 것도 있어요. 그 외에 외부적인 요인들에 영향을 받기도 했죠." 어떻게 보면 아이덴티티커피랩이 빠른 시간 안에 착실한 성장을 거듭했기에 비교적 잦은 이전이 필요했던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여건에 따라 빠르게 판단을 내리고 이를 실천에 옮기는 것은 의사결정의 주체가 현실적이면서도 추진력이 있다는 의미로 풀이할 수 있지 않을까. 5년이라는 기간 동안 브랜드를 지속해 오고, 많은 이들로부터 신뢰받는 브랜드로 성장한 것은 그 판단과 추진력이 결코 틀린 방향을 향한 것이 아니었음을 증명한다...중략.. 아이덴티티커피랩서울 마포구 동교로 139 1층@identity_coffeelab *이 콘텐츠는 월간 커피앤티 9월호(NO.260)의 내용 일부입니다.더 다양한 콘텐츠를 만나보세요. 카페 트렌드 매거진 커피앤티를 매월 받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