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탄한 스페셜티커피 브랜드의 기준오늘의 리프레시를 발견할 수 있는 순간, 헤베커피 에디터/포토 지우탁 충무로역에서 바로 연결되는 길을 걷다보면 마주할 수 있는 헤베커피는 을지로에서 맛있는 커피를 마시고 싶은 이들이라면 한 번쯤 떠올리고 찾아오는 곳이다. 특히 커피씬에 등장한 이후 각종 대회 참가부터 코칭, 브랜딩, 교육, 각종 행사 등까지 활발하게 활동을 이어나가며 아카이브를 쌓아가고 있는 임지영 대표가 만든 공간이기도 하다. 커피를 비롯한 논커피, 디저트 등에서도 엿보이는 탄탄한 메뉴 구성부터 관련된 여러 상품들은 실제 고객들의 반응 또한 무척 긍정적이다. 이 이상적인 브랜드, 공간은 어떻게 탄생하게 됐을까? 임지영 대표의 커피씬 등장에는 사실 커피앤티와의 인연이 있었다. 앞서 제1회, 2회 골든커피어워드 대회에 참가하여 입상을 한 이력이 있는 임지영 대표는 당시만 해도 아직 커피를 열심히 알아가는 도중이었다고. "3위 안으로 입상한 선수는 개별 인터뷰를 진행했어요. 인터뷰로 만난 커피앤티 에디터분에게 좀 더 큰 커피회사로 들어가고 싶어 추천을 부탁드렸는데, 마침 그 에디터님이 바로 다음주에 한국 맥널티의 상무님과의 인터뷰가 예정되어 있었어요." 당시 한국 맥널티 측에서도 커피를 할 수 있는 젊은 인재를 찾고 있다는 말에 소개를 받아 면접을 보게 됐고 임지영 대표는 그렇게 입사를 하게 됐다. 생두와 원두 유통 법인 영업팀에서 근무를 했고, 이후에는 스트롱홀드테크놀로지로 이직하여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그렇게 축적된 경험과 실력을 기반으로 지난 2019년 6월 12일, 헤베커피를 창업했다. 리프레시의 공간, 헤베커피창업을 위해 브랜드 네이밍을 고민하던 당시, 독일어가 유행하는 와중이었던 상황에서 임지영 대표는 그리스어를 사용했다. "그리스라고 하니까 로마 신화 이런 것들이 떠올라서 신화에 나왔던 신들을 쭉 훑어봤어요. 대중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은 신들의 이름을 보던 중 헤베라는 여신의 이름을 발견했죠. 처음부터 생각하고 있던 브랜드 모토가 리프레시였는데, 마침 헤베가 청춘의 여신이더라고요." 그는 공간을 찾는 모든 이들이 여신 헤베가 주었던 청춘처럼 활력과 청춘의 분위기로 가득한 시간을 보냈으면 하는 마음을 담아 헤베커피라는 이름을 선택했다. 이후에는 브랜드 히스토리, 아이덴티티, 키워드를 정했는데, 리프레시를 중심으로 클래식, 캐주얼이라는 핵심 키워드를 설정했다. 매장의 인테리어를 진행할 때도 구체적인 레퍼런스 등을 보여주는 것보다는 이런 키워드와 방향성만을 제시하고 전적으로 맡겼다. "네 군데 정도 미팅을 했었는데 그중에서 스토프 스튜디오라는 곳에서 해석하고 설정한 스토리가 무척 마음에 들었어요. 당시만 해도 보통 바를 전면에 내세우는 방식이 대중적이었는데, 로스터리 공간을 강조해 처음 매장으로 들어선 고객분들이 로스터리를 먼저 마주한 다음 바리스타들과 시선을 맞추는 구조예요." 실제로 입구로 들어서는 순간 우측으로 넓게 마련된 로스팅룸이 눈에 가장 먼저 들어오고 이를 바라보며 안으로 천천히 발걸음을 옮기면 이번에는 좌측에 자리한 바와 마주하게 된다. 이를 지나면 앞선 두 영역과는 분리되는 홀이 펼쳐진다. 제조와 픽업 그리고 손님들의 공간을 온전하게 나누고자 하는 의도다. 여기에 편안한 웜톤의 배경에 우드 재질의 구조물들은 거슬리는 부분 없이 모두 편안한 무드. "단계별 스토리와 워크플로우 등이 마음에 쏙 들었어요. 곧바로 공사에 들어갔죠. 설계나 디자인, 인테리어적인 부분에 있어서도 저는 전문가가 아니다 보니 전혀 터치하지 않았어요. 앞서 언급했던 핵심 키워드나 방향성 외에는 특정 이미지를 제시하는 것보다 전문가의 안목을 신뢰하는 것이 좋은 결과물을 얻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고 생각했어요." 메뉴에서 엿보이는 탄탄한 기본기헤베커피의 메뉴는 짜임새가 있다. 가장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 에스프레소 베이스 메뉴부터 논커피로 에이드류와 초코, 딸기우유 등을 선택할 수도 있다. 여기에 브루잉 라인업이 항상 3~5가지 정도 구비되어 있으며, 헤베커피의 개성을 살린 시그니처는 물론 모든 음료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밤치즈케이크, 티라미수 등의 디저트까지 준비되어 있다. "브루잉 커피는 캐릭터별로 구분해서 구비를 하는 편이에요. 먼저 내추럴 계열의 프루티 한, 붉은 과일이 연상되는 커피와 깨끗한 산미와 좋은 밸런스를 가지고 있는 아주 클래식한 워시드 커피 그리고 가공방식이나 생산국가 등이 유니크한 커피까지 총 3가지는 항상 선택할 수 있어요. 여기서 어떤 이유로 라인업이 추가되면 기존의 라인업에서 파생되는 느낌이에요. 더 유니크하다던가 아니면 아예 다른 유니크함이 있다던가 하는 것처럼요. 개인적으로는 이런 방식이 손님들에게 설명할 때 더 다가가기 쉬운 편인 것 같다고 생각해요." 인터뷰와 함께 메뉴판을 살펴보니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메뉴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기본에 충실한 메뉴들을 배경으로 브루잉 라인업을 통해 다양한 취향을 충족시키는 한편, 이와 페어링을 할 수 있는 디저트들을 통해 조합에 따라 여러 매력들을 발견할 수 있는 기대감까지 느낄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건 역시 맛이죠. 그리고 끝까지 마셨을 때도 밸런스가 잘 유지되는지를 주의 깊게 보는 편이고요. 그래서 미세한 조정을 무척 많이 하는 편이고요. 예를 들어, 최근에 게이샤 사과 리프레셔를 선보였는데, 콜드브루로 냉침한 게이샤 워시드 커피와 사과주스 베이스를 조합한 음료예요. 사과주스에 소량의 사과 시럽과 라임 주스가 들어가는데 이 사과 시럽도 브랜드마다 맛과 향이 전부 달라요. 메뉴를 개발할 때 여섯 종류의 사과 시럽을 모두 테스트했죠. 디테일한 부분까지도 세밀하게 살피고 저희 기준에 맞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또 바닐라라떼를 제조할 때 사용하는 시럽 또한 특정 브랜드에서 판매하는 단일 제품을 쓰는 것이 아니라 믹스한 시럽으로 사용 중이라고. 헤베커피의 기준에서 바라봤을 때, 각 제품별로 임팩트나 자연스러움 등의 특성에 있어 조금씩 아쉬운 부분들이 있었는데, 밸런스를 맞추기 위해 시럽을 블렌딩 하니 자신들이 원했던 시럽을 발견했던 것이다. 여기에 옥수수 스콘에 들어가는 옥수수 제품을 블라인드 테스트를 통해 과감하게 새로운 브랜드로 바꾸기도 하는 등 정해둔 틀 안에서 좀 더 나은 변화를 위해 쉬지 않고 움직이고 있었다. 월간 커피앤티 11월호(NO.262)의 내용 일부입니다.더 다양한 콘텐츠 만나보기 카페 트렌드 매거진 커피앤티를 매월 받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