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FFEE.HUMAN.LOVE LIFE편안함 속에서 공유하는 즐거움, COEO(코에오) 에디터/포토 지우탁 골목과 코너의 묘미는 장면의 전환에 있다. 각각의 거리로 들어설 때마다 새로운 풍경과 발견에 대한 기대감을 가질 수 있고, 같은 거리라도 보는 방향이나 지나가는 속도에 따라서도 크고 작은 변화를 찾을 수 있다. 화려할 때도, 소소할 때도 있지만 영화가 여러 장면의 연결로 완성되는 것처럼 우리가 마주하게 되는 거리들 또한 하루를 구성하는 장면들인 셈이다. 성수동에서도 조금 한적한 거리에는 그런 장면들 중에서도 눈에 띌 COEO(코에오)가 자리하고 있다. 얼핏 보면 공방 같기도 한 외관에 비해 따뜻한 톤의 내부의 반전을 발견할 수 있고, 밖에 세워둔 다양한 '탈것'들에서 공간에 대해 다양한 상상을 하게 만드는 곳이다. 또 코에오를 찾은 날은 겨울과 봄의 경계였던 탓에 아직 쌀쌀했으나 유난히도 볕이 잘 들었다. 하루의, 누군가의 기승전결 중에서 하나의 장면으로 넣기에 이보다 적절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함께 만들고, 목소리가 모이는 공간코에오(COEO)는 라틴어로 '함께 가다', '모이다'라는 뜻이다. 이중적인 의미로 일본어인 声を(こえを)'목소리를'이라는 뜻도 담고 있다. "카페는 많은 분들이 와서 조용히 즐기기도 하지만 많은 분들이 모이고, 만나고, 대화하는 장소입니다. 손님과 저희가 함께 만들어가는 공간이자, 사람들이 모여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공간이라는 의미를 담아 이름을 정했습니다." 코에오의 슬로건은 'COFFEE.HUMAN.LOVE LIFE'다. 커피라는 매개체로 많은 사람들의 삶에 녹아들어 그들과 공유하고, 서로의 안부를 묻는, 소소한 LOVE LIFE를 지향하고 있다.코에오의 이름을 걸기 위한 공간을 찾을 때, '함께' 혹은 각자가 어우러져 코에오라는 공간에서 이곳을 찾은 사람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편안하게 시간을 보내다 갈 수 있기를 바랐다. 그래서일까, 첫 매장이었던 이태원에서 성수동으로 매장을 이전할 때 북적대는 메인거리가 아닌, 조금은 떨어진 곳에 한적하고 아늑한 공간이 자연스럽게 눈에 들어왔다. 오롯이 즐길 수 있는 편안함코에오를 방문하는 고객들은 주로 필터커피를 찾아오는, 커피 자체에 깊게 매료되어 있는 이들이 대부분이다. 여기에는 쟁쟁한 커피 브랜드들 사이에서도 특유의 감성과 퀄리티를 통해 신뢰받는 브랜드로 자리 잡은 것 또한 한몫을 했다고 할 수 있다. 이밖에도 시그니처 커피로 통하는 'YUKI'(유키)는 콜드브루 커피 위에 하얀 크림과 가니쉬가 올라가는 메뉴로, 이름처럼 겨울에 내린 눈을 닮은 음료가 있다. "필터커피로는 5-8 종류의 라인업을 주기적으로 변경하여 서브하고 있습니다. 에스프레소 머신으로 서브하는 커피로는 2종류의 블렌드와 디카페인이 있고요. 매장에는 커피 외에도 논커피 음료를 즐기시는 분들도 많으시기 때문에 6가지 정도의 논커피 종류를 준비해서 제공하고 있습니다. 눈을 닮은 커피 'YUKI'는 시그니쳐 메뉴입니다. 차처럼 가벼우면서 산뜻하고 향긋합니다. 처음 매장에 방문하신다면 무조건 YUKI를 드셔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공간의 한계에서 나아간 '코에오'"코에오를 단순히 커피와 디저트를 즐기는 공간으로만 운영하고 싶진 않았어요. 코에오는 한 마디로 정의할 수 없는 '코에오' 자체이고 싶었습니다. 문화를 공유하고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문화를 공유하고 각자의 취향대로 즐기는 공간이길 바랐습니다. 코에오와 함께 의미가 담긴 일이면 무엇이든 다양하게 도전하고, 기획하려고 합니다. '함께' 한다는 사실만으로도 행사의 주체가 되는 분, 찾아오시는 분들 모두가 행복해지더라고요." 이들의 생각처럼 코에오는 지난 시간 동안 소소하지만 누구나 '함께' 즐길 수 있는 것들을 진행해 왔다. ▲성소수자들의 인권을 위해 활동하는 단골손님이자 변호사 Eric의 게스트 바리스타 행사-성소수자단체 기부행사 ▲분재를 하시는 단골손님과 진행한 식목일 팝업행사 ▲산 하나를 통으로 빌린 캠핑장에서 브루잉 행사(단골손님의 강력추천으로 참여) ▲몽골여행을 다녀온 단골손님의 1주년 기념 여행 사진전 - 판매금 몽골어린이단체 기부 ▲생산자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가치에 집중하는 마르셰시장- 커피장 참여 ▲단골손님들이 셀러로 참여해 모두 모여 즐기는 '이웃마켓'(매년 봄, 가을 진행) ▲후쿠오카에서 워킹홀리데이를 온 단골손님의 후쿠오카 로컬 로스터리들을 소개하는 브루잉 행사 등등이 있었다. 크게 화려하거나 모든 이들의 눈을 사로잡을 만큼 큰 스케일의 행사들이 아닌 소소한 이벤트들이었으나 모두 코에오의 단골손님들이 없었다면, 함께 할 사람들이 존재하지 않았다면 시작도 할 수 없던 일들인 셈이다. 오히려 다른 브랜드에서는 경험하기 힘든 유니크한 콘텐츠인 것이다. 문화를 공유하고 즐길 수 있는 공간코에오의 소식을 접하다 보면 유독 로컬 상권을 중심으로 다양한 인연을 맺고 있다는 것을 볼 수 있다. 이웃 매장끼리 서로 돕거나 협업을 하는 등 함께 하는 경우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코에오가 보여주는 '함께'는 조금 더 친밀하고 각별하게 보인다. "매장을 운영하면서 너무 많은 지역 주민분들과 감사한 인연을 만들고 있습니다. 그중 핸드메이드 실버 주얼리 브랜드인 '하이데저트' 친구들을 소개하고 싶어요. 하이데저트 친구들은 이웃마켓에서 본인들이 만든 실버 주얼리를 판매하는 개인 셀러로 참여했는데, 사람들의 반응이 폭발적이었어요. 본인들이 만들어낸 제품이 사랑을 받는 모습에 용기를 얻어 하던 일을 정리하고 주얼리 브랜드를 시작하기로 마음을 먹었고, 현재는 온/오프라인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친구들입니다. 코에오 매장과 아주 가까운 곳에 쇼룸 겸 작업실을 오픈했습니다." 앞으로의 방향성을 묻는 질문에 이들은 "코에오를 단순히 커피와 디저트를 즐기는 공간으로만 운영하고 싶지는 않다."라고 답했다.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문화를 공유하고 각자의 취향대로 즐기는 공간이길 바란다는 것. 그리고 이를 위해 앞으로도 지금까지처럼 코에오와 함께 의미가 담긴 일이면 무엇이든 다양하게 도전하고, 기획할 것임을 밝혔다. 무엇보다 '함께'라는 부사가 잘 어울리는 공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소한 인연이라도 소중하게 여길 줄 알고, 이를 이어나가는 것 또한 자연스럽게 찾게 만드는 공간의 조건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소소하지만 단단한 유대감으로 엮인 인연은 그 자체로 일종의 안정감을 준다. 그리고 그러한 안정감과 편안함 속에서 소통과 공유를 할 수 있는 시간이자 공간은 지금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있어 꽤나 소중하다. COEO(코에오)서울특별시 성동구 성수이로16길 45, 1층@coeo_kr 월간 커피앤티 04월호(NO.267)의 내용 일부입니다.더 다양한 콘텐츠 만나보기 카페 트렌드 매거진 커피앤티를 매월 받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