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파랑길에서 만난 뷰맛집 혹은 감성충전소부산 기장의 핫플레이스 코랄라니 에디터 지영구 사진제공 코랄라니 남해와 동해의 갈림길, 아기자기한 갯바위와 등대, 모래밭과 자갈길과 방파제... 포구의 고깃배와 갈매기가 짙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아기자기 오순도순 만나고 흩어지며 굽이굽이 삶의 흔적과 궤적을 만들어가는 곳, 청정해역에서 물살을 이겨내고 해풍을 견디며 키워내고 말린 미역과 다시마가 잃어버린 입맛을 되살려주는 고장... 그 시작점쯤에 범상치 않은 카페가 하나 자리잡고 있다. 문을 연 지 어느덧 30여 개월. 바다가 그리운 사람들의 물멍명소로, 해파랑길 트래커들의 쉼터로, 지역민들과 여행자들의 사랑방으로 떠오른 부산 기장의 핫플레이스 카페 코랄라니는 송정해수욕장을 지나 죽도공원과 공수항으로 이어지는 부산 동북쪽 기장군 경계선 안쪽에 자리잡고 있는 초대형 바다뷰 카페다. 고단하고 비릿한 삶의 현장코랄라니는 그 경계선쯤에 우뚝 서 있다. 해변 풍경과는 사뭇 다른 콘크리트 건물에다 연건평 600여 평의 우람하고 웅장한 각진 체구인데도 이질감이 크지 않다. 해변의 갯바위와 비슷한 색감에 두 개의 거대한 바위를 자연스럽게 포개어놓은 듯한 형상 때문일 것이다. 이런 묘한 동질감과 익숙함은 이 건물을 지은 사람이 ‘웨이브온’ 건축사라는 데서 비롯된 것이기도 하다. 코랄라니에서 자동차로 10여 분, 걸어서 가도 1시간 남짓이면 닿는 해파랑2길 끄트머리에 있는 웨이브온(Wave-on)은 곽희수 건축사의 작품이다. 전통적 소재인 맷돌의 이미지와 느낌을 살려 디자인한 카페 전용건물이라는 점, 육지를 등지고 바다를 바라보는 자리에 자리잡고 있는 물멍카페라는 점, 다양한 공간활용과 개성적인 구성으로 카페로서의 효율성과 효용성을 극대화했다는 점, 노출콘크리트와 나무데크의 조화, 유리난간과 원형 구멍을 통해 자연과의 상통을 추구했다는 면에서 같은 맥락으로 귀결된다. 코랄라니(Coralani)는 ‘산호천국’이란 뜻의 합성어다. 그래서일까. 이곳의 특징이자 개성이기도 한 야외 테라스와 층계형 자리에는 연록생과 푸른색의 좌식소파와 흰색 파라솔이 어김없이 배치돼 있다. 맑고 잔잔한 봄날, 가족이나 친구들, 연인끼리 각자 가장 편한 자세로 앉아 노닥거리기 좋고, 아무 생각 없이 물멍하기 그만이다. 이곳에 앉아서 가만히 바다를 바라보고 있노라면 어느덧 나 자신이 바다의 일부가 되고, 바다 속 산호가 된다. 산호천국“4년을 준비했어요. 3D 설계를 거쳐 건축과 인테리어에만 8개월이 걸렸고요. 오픈 2년 반이 지났지만, 아직도 다 완성된 건 아닙니다. 공간이 넓고 구조도 다양한 만큼 채워야 할 것들, 가다듬어야 할 게 많아요. 코랄라니만의 형식에 걸맞는 내용성을 하나씩 갖춰가는 중이라고 봐주세요." 코랄라니의 김태희 부사장은 외국계 회사에 10여년 근무한 사람이다. 그의 말에 따르면 처음에는 이곳에 호텔을 세우려 했으나 웨이브온을 보고 신선한 충격을 받아 카페사업으로 급선회했다고 한다. 그래서 수소문 끝에 같은 건축가에게 건축을 의뢰하게 됐다는 것. 기업형 바다뷰카페 겸 핫플레이스코랄라니가 오픈 1년 만에 부산의 명소이자 핫플레이스로 떠오른 1차적인 요인은 천혜의 자연환경 이다. 여기에 이런 조건을 잘 이용하고 받아들이고 녹여낸 건축기술, 돈 많이 들이더라도 모두가 좋아할 수 있는 최상의 공간으로 만들고자 하는 기업가정신이 깃들어 있다. 입지와 자본, 경영철학과 비전이 시너지로 나타난 것이다.이 때문에 주말이나 공유일에는 주자장이 몸살을 앓는가 하면, 30분 이상 긴 웨이팅이 일상화되는 등의 진풍경이 종종 연출되곤 한다. 애완동물 동반불가인데다 2~4층과 옥탑 등은 노키즈존으로 관리되는데도 성수기에는 하루 평균 1500여명의 손님이 코랄라니를 찾는다. 두 달 반 만에 10만장의 베이커리 플레이트 깔지를 소모했을 정도다.작년에는 일본 관광객만 1800여 명이 다녀가기도 했다. 온라인과 SNS를 통해 세계 각국으로 알려지면서 최근에는 대만과 중국 등의 관광객도 심심치 않게 찾아오고 있다. 특히 겨울철 등 비수기에는 내국인보다 외국인 비중이 더 클 때도 있다. 코랄라니를 배경으로 한 모델사진과 메뉴사진이 인스타그램을 통해 집중적으로 소개되면서부터다. 지속가능한 카페를 위하여이곳의 영업시간은 오전 10시부터 밤 10시까지. 연중무휴로 매일 12시간 일하는 게 쉽지는 않지만, 김태희 부사장은 ”재미있다“고 말한다.”아직 미흡한 점이 많습니다. 형식에 걸맞는 내용성을 갖추기 위해서는 앞으로 더욱 많은 고민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커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객단가를 높이기 위해서는 코랄라니만의 디저트와 브런치를 개발해야 하고, 손님들의 문화적 욕구를 위해 갤러리 공간 확대와 공연 프로그램 도입도 필요합니다. 임펙트 있는 굿즈도 개발할 예정입니다. 그동안에는 카페를 만들고 알리는 데에 집중해 왔다면 앞으로는 스토리를 입히고 색깔을 내는 데 주력할 생각입니다.“ 김 부사장은 ”서둘지 않고 천천히, 신중하고 확실하게 갈 것“이라고 덧붙인다. ”석굴암이나 불국사처럼 오래도록 사랑받고 기억되는 작품을 만들고 싶다“는 소망도 숨기지 않는다. 코랄라니가 내세우는 구호는 ‘상상 이상의 아름다움이 펼쳐지는 공간’이다. 발 닿는 곳이 포토존이고, 앉는 곳이 곧 뷰포인트라는 자심감의 발로다. 거기에는 이 공간을 통해서 잠시 잃었거나 잊었던 감성을 되찾고 스스로의 가치를 발견하라는 무언의 암시가 들어 있다. 삶의 중심은 결국 사람이기 때문이다. 코랄라니부산광역시 기장군 기장해안로 32노키즈존(2~4층, 루프탑) / 노펫존(전체)051-721-6789@cafecoralani 월간 커피앤티 04월호(NO.267)의 내용 일부입니다.더 다양한 콘텐츠 만나보기 카페 트렌드 매거진 커피앤티를 매월 받아보기⬇